산수유하면 떠오르는 유명한 광고 문구 하나. “남자한테 참 좋은데, 남자한테 정말 좋은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 직접 말하기도 그렇고.” 산수유 꽃은 새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대표적 봄꽃이다. 3월에 다른 꽃보다 먼저 개화해 봄소식을 전한다. 구례군 산동면 대평리 반곡마을 일대 산수유꽃 군락지에 노란 꽃이 예쁜 자태를 뽐내기 시작했다. 산수유꽃의 꽃말은 ‘영원불멸의 사랑’을 뜻한다.

산수유는 층층나무속에 속하는 산수유나무의 열매다. 가을에 붉게 익으며, 긴 타원형의 작은 열매가 열린다. 이른 봄 산수유꽃으로 마을에 노란 물이 들었던 것과는 대조적인 풍경이다. 추운 겨울 날씨에도 시들지 않는 강한 생명력을 가졌다. 보기엔 빨갛고 반들반들한 게 이쁘고 맛있어 보이지만 매우 쓰기 때문에 그냥은 못 먹는다. 독성이 있는 씨를 제거한 후, 말려서 먹거나 산수유주를 담가서 먹는다.

산수유는 예로부터 강장 효과가 뛰어나다고 알려진 약재다. 그 같은 효능 때문인지 산수유는 ‘붉은 정력제’로도 불린다. 구례 산동마을 할머니들은 종종 외지인들에게 ‘산수유 때문에 부부 금실이 좋다’는 알쏭달쏭한 말을 하는데 여기에는 그럴듯한 이유가 있다.

구례 산동면 산수유마을
구례 산동면 산수유마을

과거에는 산수유의 씨를 제거하기 위해 마을 부녀자들이 모여 일일이 입에 넣고 앞니를 이용하여 씨를 뱉어내고 열매를 입안에 모았다가 뱉어 말리는 작업을 했다. 전국 최대의 산수유 마을로 유명한 옛날 전남 구례 산동면 처녀들은 입에 산수유 열매를 넣고 앞니로 씨와 과육을 분리했다. 어릴 때부터 나이 들어서까지 이 작업을 반복해서인지 앞니가 많이 닳아있어 다른 지역에서도 산동 처녀는 쉽게 알아보았다고 한다. 특히 몸에 좋은 산수유를 평생 입으로 씨를 분리해온 산동 처녀와 입 맞추는 것은 보약을 먹는 것보다 이롭다고 알려졌다. 이 때문에 산동의 처녀를 남원, 순천 등지에서 며느리로 들이려는 경쟁이 매우 치열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그러나 작업이 기계화된 현재는 더 이상 예전 방식으로 씨를 제거하지는 않는다.

산수유는 강한 신맛과 떫은맛이 느껴진다. 기력이 없을 때 열매를 먹으면 인체의 면역력을 높여 체력을 증진시켜 주는 효능이 있어 겨울철 원기 회복에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산수유 특징은 ‘동의보감’에도 나와 있다. 남성 건강에 좋은 음식으로 정력 향상, 무기력증 해소에 좋으며 해열, 식은땀, 두통과 더불어 여성의 월경과다에도 약효가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 산수유는 신장 기능을 강화하고 방광 조절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점도 있다. 성기능과 관련해서는 신장의 생리 기능을 강화해 주기 때문이다.

요즘 한방에서는 요실금, 야뇨증, 빈뇨 및 이명을 다스리는 음식으로 쓰이고 있다. 이 밖에도 산수유 특징은 집중력 향상, 두뇌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방의 주장으로부터 현대 영양학의 성분 분석까지 살펴보면 산수유가 인체의 노화를 방지하는 항산화 효능을 지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명에 산수유가 좋은 것도 이 같은 항산화 효능 때문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정력에 좋다고 알려진 음식은 한둘이 아니다. 특정 음식을 먹는 것이 잠시 나마 정력에 도움이 될 수는 있어도 궁극적으로는 규칙적인 식생활 습관이 병행되어야 한다. 천하도 얻고도, 건강을 잃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말은 불변의 금언이다. (임성만 약삼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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