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중앙연구원이 편찬한 세계한민족문화대전에서 김치의 중국어 표기가 파오차이(泡菜)로 기재됐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이 편찬한 세계한민족문화대전에서 김치의 중국어 표기가 파오차이(泡菜)로 기재됐다.

[충남일보 윤근호 기자] 교육부 산하 R&D기관인 한국학중앙연구원이 김치를 파오차이(泡菜), 한복을 조선족 옷, 윤동주를 중국 애국시인으로 설명한 정황이 드러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경희 의원(국민의힘, 비례)은 한국학중앙연구원이 편찬한 ‘세계한민족문화대전’과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 김치, 한복, 윤동주 등 우리 전통문화와 역사적 위인을 중국의 문화공정 방식 그대로 왜곡해 설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의원에 따르면 ‘세계한민족문화대전’에는 김치의 중국어 표기를 파오차이(泡菜)로 하고, 김치를 ‘소금에 절인 배추나 무 따위를 양념에 버무린 뒤 발효를 시켜 만드는 조선족 음식’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또한 ‘설빔’을 그 형태가 전통 한복이라고 설명하면서 ‘조선족이 설 명절에 차려입는 새옷’이라고 정의했다.

특히 김치의 경우 2021년 7월 문화체육관광부가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 및 표기 지침’을 개정해 공공기관에서 김치의 중국어 표기를 ‘辛奇(신치)’로 의무화했지만 이를 위반한 것이다.

더불어 네이버와 다음 등 대형 포털의 백과사전과 연동된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는 시인 윤동주의 고향인 ‘명동촌’의 현황에 대해 “‘중국 조선족 애국시인 윤동주의 생가’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단장됐다”고 중국 정부의 프로젝트를 그대로 소개했다고 지적했다.

정경희 의원은 “우리의 전통문화와 역사를 침탈하려는 중국의 문화공정이 가속화되고 있고 이를 저지하려는 범국민적 노력이 강조되는 가운데, 매년 300억 원이 넘는 정부출연금으로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중국의 왜곡된 주장을 그대로 되풀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혈세로 운영되는 한국학 최고연구기관이 중국의 문화공정에 동조하고 있다는 것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정부는 즉각 시정조치하고, 책임자를 엄정히 문책하며, 재발방지책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연구원 측은 “2015년 집필 당시 현지에서 지칭한 용어를 소개한 것”이라며 “앞으로 정부 공식 표기방침을 충실히 준용하고, 한국문화의 역사적 유래와 내용을 더욱 정확한 표현과 방식으로 기술해 국내외 한국인들의 한국문화 향유 및 계승에 기여하고자 최선을 다하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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