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GAM ‘한강권역 지하수정보지도’에 수록된 수문지질도. (사진제공=지질자원연)
KIGAM ‘한강권역 지하수정보지도’에 수록된 수문지질도. (사진제공=지질자원연)

[충남일보 김현수 기자] 기후변화로 극한 가뭄이 반복되면서 안정적인 물 안보 확보가 지역 생존 과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지난 8월 강릉 가뭄 지역에서 신속한 지하수 조사와 평가를 진행해 홍제정수장 주변에 대구경 관정 5공을 개발하고 하루 3000톤의 식수를 확보했다. 이는 강릉 시민 약 1만 명이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강릉은 태백산맥 동쪽 급경사 지형 탓에 강우 유출이 빠르고 상수원이 오봉저수지와 남대천 등 일부 지역에 집중돼 있어 가뭄 취약성이 크다. 대체 수원 조달이 쉽지 않아 국지 가뭄 때마다 구조적 한계가 반복돼 왔다.

KIGAM 연구팀은 최근 구축한 남대천 수리상수 데이터베이스와 지질도 등을 활용해 대수층 특성을 분석했다. 남대천 주변 충적층이 일정 기간 하천수를 저장하는 ‘천연 저장고’ 역할을 한다는 점을 확인하고, AI 기반 예측 기법으로 지하수 산출 가능성이 높은 구간을 도출했다.

분석 결과 오봉저수지–강릉대교 구간의 남대천 인근 충적층이 최적 개발지로 제시됐고, 강릉시는 이를 바탕으로 관정 개발을 즉시 추진했다. 현재 300mm 대구경 관정 5공에서 지하수를 양수해 물탱크와 정수장으로 공급하며 가뭄 대응력을 크게 높였다.

KIGAM은 이번 대응을 계기로 남대천과 연곡천 등 동해안 충적 대수층, 저수지 상류 암반 대수층에 대한 정밀 조사를 확대하고 장기 물 안보 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자체와 기업이 대체 수원을 과학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지하수자원정보플랫폼’ 구축도 병행한다.

유순영 지하수연구센터장은 “강릉 사례는 기후위기 시대 지표수의 한계를 보완하는 지하수 자원의 가능성을 보여 줬다”고 말했다.

권이균 원장은 “지하수 확보는 국민 안전과 직결된 핵심 과제”라며 “미래 재난에 대응할 수 있는 지질과학 기반 물 복지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충남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