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창작센터 전경.(사진제공=대전시립미술관)
대전창작센터 전경.(사진제공=대전시립미술관)

[충남일보 심영운 기자] 대전시립미술관은 오는 21일부터 12월 14일까지 대전창작센터 특별기획전 '대종로 470 : 정면, 입면, 배면'을 펼친다고 밝혔다. 

19일 대전시립미술관에 따르면 대전창작센터는 중구 은행동에 위치한 옛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청지원 건물로 고(故) 배한구 선생이 설계했다. 등록문화재 100호로 지정돼 있으며, 대표적인 한국 근대건축으로 평가받는다. 

대전시립미술관은 지난 2005년 한남대 건축학과 한필원 교수와 협력한 프로젝트 전시 '산책-건축과 미술'을 통해 문화시설로서의 재생 기능성을 확인하고 본격적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해 2008년 문화재청(현 국가유산청)으로부터 관리 전환을 허가받았다. 

이후 지난 20년간 대전창작센터는 역사성을 내재한 실험과 상상의 장으로 기능하며 미술관의 역할을 확장해 왔다. 특히 2023년부턴 공립미술관 최초로 기획의 영역을 개방한 'DMA 캠프'를 통해 능동적인 예술 가치를 생산하며 경계를 넓혔다. 

프로젝트가 시작된 지 20주년을 맞이하며 대전창작센터는 다시 새로운 공간으로 변화를 꾀하게 됐다. 내년부턴 '원로예술인 특화전시관'으로 전환돼 지역미술사를 다학제적 측면에서 연구하는 현장으로 새롭게 태어날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문자 그대로 창작의 산실이었던 대전창작센터를 전시 대상으로 설정, 한 공간이 걸어온 자취를 예술적 언어로 재구성해 새로운 가능성과 정체성을 탐구한다. 이를 위해 대전시립미술관은 대전시 문화예술과와 전시를 공동 기획해 과거와 현재, 기록과 기억, 예술이 동시에 만나는 지점에서 공간의 미래를 질문한다. 

전시 제목인 '대종로 470 : 정면, 입면, 배면'은 대전창작센터가 지난 20년간 그 임무를 부여받아 살아온 장소와 시간을 함축한다. '대종로 470'은 대전창작센터의 도로명 주소며, '정면, 입면, 배면'은 건물의 대표적인 특징을 보여주는 양식인 동시에 물리적·정서적으로 보이는 곳과 그렇지 못한 면을 조명해 그 쓰임과 가치를 재조명하는 의지를 담았다.

전시는 라현진(설치·사진), 무진형제(영상·설치), 서도호(드로잉), 안성석(사진), 양정욱(설치·드로잉) 작가의 작업과 아카이브로 구성된다. 아카이브 존에선 대전창작센터를 중심으로 2000년대 초반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변화한 미술관 활동을 되짚는다. 이어 참여작가 5인은 ‘미술관’으로 정의되는 공공의 영역 안에서 예술이 어떻게 공유되며 우리가 무엇을 기억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과 질문을 던진다. 

이번 전시에선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당시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사진(이공갤러리 전형원 관장 제공)과 대전창작센터를 거쳐간 작가들의 작업 일부도 함께 볼 수 있다. 또 원도심 대표 근대 건축물을 산책하는 연계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다. 

전시는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대전시립미술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윤의향 관장은 “이번 전시는 대전창작센터라는 상징적인 공간을 통해 예술이 어떠한 시간성을 품고 어떻게 존재하는가를 고민한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미술관 프로그램 등을 통해 대전 미술의 발전과 화단의 양분 마련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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