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이문고 전경. (사진제공=대전교육청)
대전이문고 전경. (사진제공=대전교육청)

[충남일보 윤근호 기자] 대전이문고등학교는 대덕구 신탄진에 위치한 학교로, 1986년 개교 이래 ‘행복한 학교 이문’의 슬로건과 ‘이문회우, 이우보인(以文會友, 以友輔仁)’의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학생 중심 교육과 모두가 행복한 창의인재 육성에 힘써왔다.

대전이문고는 원도심에 위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2020년 교육부 에듀테크 전국 10대 선도고교 및 인공지능(AI) 융합교육 중심학교로 선정되는 등 미래형 교육을 선도하는 지역 명문 사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더불어 대전교육청으로부터 흡연예방 및 금연실천 심화형 학교로 선정된 대전이문고는 금연을 지시하거나 통제하는 방식이 아니라, 학생이 스스로 건강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환경과 경험을 만드는 것에 중점을 두고 학교흡연예방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덕구보건소·대전교육청·대전세종금연지원센터 등과 협력해 지역사회 금연캠페인을 실시하는 모습. (사진제공=대전교육청)
대덕구보건소·대전교육청·대전세종금연지원센터 등과 협력해 지역사회 금연캠페인을 실시하는 모습. (사진제공=대전교육청)

▲ 함께 선언하고 함께 실천하는 금연학교 선포식

대전이문고는 지난 7월, 전교생과 교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금연학교 선포식을 진행했다. 선포식에서 교장은 담배연기 없는 건강한 학교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운영 방침을 발표했고, 학생대표는 금연 서약문을 낭독하며 학생 스스로 건강한 선택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어 전교생이 참여하는 ‘금연 및 흡연예방 N행시 짓기’ 활동이 진행됐다. 학생들은 금연의 의미를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하며 흡연예방에 대한 생각과 다짐을 창의적으로 드러냈다. 우수 작품 20편은 교내 전시와 시상을 통해 공유돼 금연 실천을 서로 응원하고 확산하는 계기가 됐다.

▲ 학생이 전하는 금연 메시지

대전이문고 학생회는 흡연예방과 금연 실천 방법을 정리해 QR코드로 연동된 칫솔세트 홍보물을 제작해 지역사회 금연 캠페인 현장에서 시민들에게 배부했다. 학생들은 금연 메시지를 확산하는 주체로 참여하며 금연 문화를 스스로 만들어가는 실천적 역할을 수행했다. 학생회 부회장 이효은 학생은 “금연은 스스로 선택하는 것임을 알게 됐고, 그 선택을 다른 사람에게 전할 수 있어 뿌듯했다”고 말했다.

시민들과 신탄진역 일대에서 진행한 스마일 노담 챌린지 현장. (사진제공=대전교육청)
시민들과 신탄진역 일대에서 진행한 스마일 노담 챌린지 현장. (사진제공=대전교육청)

▲ 담배연기 없는 맑은 숨 프로젝트

대전이문고는 지역사회와 함께 금연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맑은숨 금연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 9월 5일에는 관평동 현대아울렛 일대에서 가족 단위 금연 실천을 응원하는 ‘스마일 노담 챌린지’를 진행했다. 참여 가족들은 금연 약속 문구가 적힌 현수막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며 금연 의지를 나눴다.

이어 10월 17일 신탄진 시장 일대에서는 학생 160여명이 참여한 플로깅(plogging) 금연 캠페인이 진행됐으며 담배꽁초 수거와 환경정화 활동을 통해 흡연이 개인뿐 아니라 지역 환경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직접 체험했다.

또한 10월 18일 신탄진역 일대에서 진행된 ‘스마일 노담 챌린지’에서는 흡연자들도 캠페인에 참여해 금연을 다짐하는 장면이 이어지며, 금연이 누군가를 비난하는 캠페인이 아니라 함께 시작하는 실천 문화임을 보여줬다.

대덕구보건소·대전교육청·대전세종금연지원센터 등과 협력해 지역사회 금연캠페인을 실시하는 모습. (사진제공=대전교육청)
대덕구보건소·대전교육청·대전세종금연지원센터 등과 협력해 지역사회 금연캠페인을 실시하는 모습. (사진제공=대전교육청)

▲ 지역사회와 협력해 체험형 금연 캠페인 실시

대전이문고는 대덕구보건소·대전교육청·대전세종금연지원센터 등과 협력해 지역사회 체험형 금연 캠페인을 펼쳤다. 신탄진중과 협력해 진행한 이번 행사는 학생들이 버스킹 공연과 퀴즈, 금연 부채 배부 등 참여형 활동으로 금연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배우는 계기가 됐다.

학생들이 이문노담갤러리에서 금연콘텐츠공모전 우수작 전시를 감상하고 있다. (사진제공=대전교육청)
학생들이 이문노담갤러리에서 금연콘텐츠공모전 우수작 전시를 감상하고 있다. (사진제공=대전교육청)

▲ 금연 감수성 환경 ‘이문노담갤러리’ 조성

대전이문고는 교내 금연 문화를 시각적으로 확산하기 위해 ‘이문노담갤러리’를 조성했다. 학생들이 미술 시간에 직접 기획·제작한 금연 콘텐츠를 공모전과 연계해 우수 작품 16점을 상설 전시했다.

특히 아트팩토리 동아리 학생들과 넛지 디자인(Nudge Design) 개념을 적용하고, 복도와 계단 벽면에 자연 이미지를 담은 벽화형 금연 메시지 공간을 조성하기도 했다. 이는 금연을 억지로‘지켜야 하는 규칙’이 아니라, 깨끗하고 머물고 싶은 공간 자체가 건강한 선택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내는 학교문화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대전이문고 이재홍 교장. (사진제공=대전교육청)
대전이문고 이재홍 교장. (사진제공=대전교육청)

대전이문고등학교 이재홍 교장 “이문회우, 이우보인 흡연예방교육의 핵심”

우리 학교의 교육 철학인 ‘이문회우, 이우보인’은 논어 안연편의 구절로 학문을 통해 벗을 사귀고, 벗과 함께 어질게 자라난다는 뜻이다. 흡연예방교육의 핵심도 바로 여기에 있다. 흡연을 하지 말라고 일방적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배우고, 서로를 도우며, 스스로 건강한 선택을 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다.

금연학교 선포식과 지역사회 금연 캠페인, 텃밭 운영, 이문노담갤러리 조성, 도서관 필사 활동 등을 통해 학생들이 ‘왜 건강해야 하는가’를 스스로 질문하고 답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사업의 가장 큰 교육적 효과는 학생들이 욕구나 충동보다 ‘관계와 삶의 의미’를 기준으로 선택할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한다는 점이다. 흡연을 끊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자신을 아끼고 서로를 지지하는 힘을 기르는 것, 그것이 우리 학교가 바라보는 금연과 흡연예방교육의 가치다.

가장 보람된 순간은 금연 메시지가 교사의 말이 아니라, 학생의 언어로 전해지기 시작했을 때였다. 학생회가 흡연예방 및 금연 리플릿을 직접 제작하고, 지역사회 캠페인에서 시민들에게 이를 설명하는 모습은 ‘나는 혼자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존재’라는 자긍심을 키우는 과정이었다. 이는 ‘벗으로써 어질게 함을 돕는다’는 이우보인의 정신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 금연교육은 단속과 지시로는 지속될 수 없다. 학생이 정서적으로 지지받고, 건강한 관계 안에서 선택할 수 있을 때 변화가 일어난다. 따라서 금연교육은 정서 회복, 공동체 경험, 삶의 속도 회복을 함께 담아야 한다.

대전이문고는 예술·생태·문화 경험을 중심으로 학생들이 감정을 조절하고 관계를 회복하는 생활 기반형 금연교육 모델을 계속 확장할 계획이다. 금연은 누군가를 제지하는 일이 아니라, 함께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한 약속을 만들어가는 일이다. 앞으로도 서로 배우고(이문회우), 서로를 돕는(이우보인) 공동체적 금연 문화를 지속적으로 실천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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