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극 內(내) 이오노머 함량별 동파 현상 관찰 및 이에 따른 기계적 물성 평가. (사진제공=국립공주대학교 표재범 교수)
전극 內(내) 이오노머 함량별 동파 현상 관찰 및 이에 따른 기계적 물성 평가. (사진제공=국립공주대학교 표재범 교수)

[충남일보 김현수 기자] 국내 연구진이 겨울철 수소연료전지의 성능과 내구성을 떨어뜨리는 ‘전극 동파(凍破)’ 문제의 핵심 원인을 규명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연구재단은 국립공주대학교 표재범 교수, 한국과학기술원 김택수 교수, 국방과학연구소 김지훈 박사 공동 연구팀이 전극 동파의 원인이 ‘나노 기공’이 아닌 ‘이오노머 결합체’ 내부 결빙임을 규명하고 비교적 간단한 열처리 공정을 통해 이를 해결했다고 밝혔다.

수소연료전지와 물을 전기로 분해하는 수전해 장치는 미래 청정에너지 기술의 핵심으로 꼽힌다. 그러나 겨울철 혹한기에는 전극 내부에 남아 있는 물이 얼어붙으면서 균열이 생기고 이로 인해 장치의 성능과 수명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기존 연구들은 이런 파손 현상의 원인을 전극 속 미세한 기공(nanopore)에 갇힌 물이 얼면서 생기는 압력 때문이라고 봤다. 따라서 지금까지는 히터나 외부 보조장치로 온도를 높이는 방식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연구팀은 이오노머 함량이 높은 전극이 나노 기공이 더 적고 초기 기계적 성능이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동파에 더 취약하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는 동파의 주범이 나노 기공이 아닌, 스펀지처럼 물을 빨아들이는 ‘이오노머 결합체’임을 규명한 것이다.

이에 연구팀은 190℃에서 10분간의 열처리 공정을 적용했고 이 과정에서 이오노머의 나노구조가 조밀하게 변형돼 물이 머무를 공간 자체를 조절했다. 그 결과 영하 20℃의 혹한에서도 초기 기계적 성능의 90% 이상을 유지하는 획기적인 내구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국립공주대 표재범 교수.
국립공주대 표재범 교수.

표재범 교수는 “이번 성과는 전극의 동파 원인에 대한 기존 통념을 뒤집으며 동파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했다”며 “이를 통해 겨울철 수소차의 안정적 시동, 혹한 지역 수전해 플랜트의 신뢰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이오노머를 사용하는 차세대 배터리, 슈퍼커패시터 등 다양한 미래 에너지 저장장치 저온 안정성 개선에 폭넓게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전극의 동결 파손 원인과 해결책을 규명한 데 큰 의미가 있으나, 산업 현장 적용을 위해서는 장시간 반복되는 동결․해동 시험과 실제 발전 시스템 환경에서의 검증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향후 대규모 시스템에 적용 가능한 기술로 발전시켜, 극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차세대 수소에너지 시스템 개발에 기여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 성과는 지난달 31일 에너지 및 재료과학 분야 국제 저명 학술지 카본에너지(Carbon Ener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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