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은 독주(獨奏)가 아니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악기를 쥐고, 이 세상이라는 거대한 무대 위에서 한 편의 교향곡을 연주한다. 누군가는 부드러운 현악기로, 누군가는 힘찬 금관으로, 또 다른 이는 조용한 피아노의 음으로 자신만의 선율을 만들어간다. 소리가 다르고 박자가 어긋나더라도, 전체의 조화 속에서는 그것이 하나의 아름다움이 된다.
젊은 시절에는 나의 소리만 들렸다. 내 연주가 더 커야 세상이 내 존재를 알아줄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세월이 내 마음을 다듬어주었다. 아무리 맑은 음이라도 혼자 내는 소리는 음악이 아니었다. 인생의 진짜 음악은 함께 어우러져 만들어가는 교향곡 속에서만 완성된다. 나의 음은 전체의 일부이며, 전체가 있어야 내 음도 의미를 가진다.
삶의 교향곡에는 보이지 않는 지휘자가 있다. 그는 직접 연주하지 않지만, 모든 소리를 이끌고 조율한다. 그의 손끝이 움직일 때마다 수십 개의 악기가 하나의 숨결로 이어진다. 그는 힘으로 통제하지 않는다. 조화는 권력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신뢰와 순종의 관계에서 자란다. 인생의 지휘자도 그렇다. 우리가 스스로를 지휘하려 들면 곧 불협화음이 난다. 그러나 더 큰 뜻에 박자를 맞출 때, 우리의 삶은 한 곡의 장엄한 교향곡으로 완성된다.
인생의 모든 순간은 하나의 악장이다. 기쁨은 밝은 장조로, 고통은 어두운 단조로 흐른다. 그러나 단조가 없으면 장조의 빛이 드러나지 않는다. 슬픔과 실패, 눈물과 기다림까지도 모두 교향곡의 일부다. 인생은 완벽해야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모든 음이 제자리에 있을 때 아름답다. 하나님은 우리가 낸 모든 음표를 사용해 완전한 곡을 완성하신다.
연주가 끝나면 찾아오는 침묵의 여운, 그것은 단순한 정적이 아니다. 음악이 끝나도 남아 있는 울림, 존재가 서로를 이해한 뒤의 고요함이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도 그와 같은 여운이 남을 수 있다면, 그것은 실패가 아니라 완성이다.
우리 모두의 교향곡이 마지막 음을 마친 후, 그 여운이 영원의 화음으로 이어지길 소망한다.
삶은 여전히 연주 중이다. 내가 걷는 발자국, 내가 전하는 말, 내가 품은 사랑이 모두 하나의 음표가 되어 세상이라는 악보 위에 흐르고 있다. 비록 박자가 어긋날 때가 있어도 괜챦다. 중요한 것은 내가 전체의 일부로서 연주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서로의 소리를 들으며 함께 어우러질 때, 그곳에 인생의 진정한 음악이 피어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