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태안미래혁신연구원 원장,국제시니어연합 사무총장,박동관
수필가,태안미래혁신연구원 원장,국제시니어연합 사무총장,박동관

태안은 늘 바다의 도시였다. 밀물과 썰물이 하루에도 두 번씩 세상을 바꾸듯 태안의 역사는 늘 고난과 회복이 교차해왔다. 그러나 요즘의 태안은 예전의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청년은 도시로 떠나고 거리의 불빛은 희미해지고 사람들의 입에서는 “이제는 어렵다”는 체념이 자주 들린다. 하지만 진정한 위기는 경제가 아니라 희망이 사라지는 마음의 쇠락이다.

이제는 결단이 필요하다. “파부침주(破斧沈舟)”다. ‘밥솥을 깨고, 배를 가라앉힌다.’ 돌아갈 길을 끊고, 오직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각오다. 진나라 항우가 이 결단으로 전세(戰勢)를 뒤집었던 것처럼, 우리 태안도 이제는물러설 수 없는 승부의 시간 앞에 서 있다.

태안은 더 이상 ‘서해의 변방’이 아니다. 이곳은 대한민국의 서쪽을 밝히는 새벽의 등불이 되어야 한다.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수도권의 관심이나 중앙의 지원이 아니라, 스스로 일어서겠다는 ‘태안 정신’이다. 지금이 바로, 잃어버린 자존과 긍지를 되찾을 때다. 파부침주의 결단으로 다시 시작하자.

태안은 자연이 준 축복의 보고다. 서해의 낙조, 천리포의 숲, 신두리의 모래언덕, 꽃지의 파도, 이 모든 자산이 세계 어디에도 없는 경쟁력이다. 그러나 아무리 풍요로운 자원도 사람의 의지와 비전이 없다면 그 가치는 흩어진 모래와 같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가능성의 발견’이 아니라, ‘의지의 점화’다. 태안의 부흥은 행정의 정책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의 결심에서 시작된다.

한때 태안은 바다의 도시였다. 그 바다를 바라보며 어부들은 풍랑 속에서도 노를 저었다. 그들은 거친 파도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바람이 세차면 더 깊은 바다로 나아갔다. 그들의 심장은 늘 “내일은 더 나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뛰었다. 지금 태안이 잃어버린 것은 바로 그 믿음이다.우리도 그 어부들처럼 돌아갈 길을 끊고, 새 길을 내야 한다.

우리가 마음을 모은다면 태안은 다시 살아날 수 있다. 노년의 지혜, 청년의 열정, 여성의 섬세한 감성, 아이들의 웃음이 어우러지는 공동체가 될 수 있다.

이제는 불가능을 말할 때가 아니라, “한번 해보자”는 용기를 보여줄 때다.불씨 하나가 들불을 만들 듯, 작은 결단이 태안의 역사를 바꿀 수 있다.태안의 부흥은 단순한 지역 발전이 아니다. 이것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가늠하는 희망의 실험장이다.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살고, 끝이 다시 시작이 되어야 세상은 새로워진다. 태안이 먼저 일어서면, 서해가 깨어나고, 서해가 살아나면 대한민국의 균형이 바로 선다.

이제 우리는 태안의 새로운 100년을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한다,그 첫걸음이 바로 “태안미래비전포럼”이다. 이 포럼은 단순한 지역 모임이아니라, 태안의 내일을 고민하는 시민 중심의 지적 플랫폼이자 세대와 계층을 아우르는 공동체의 두뇌가 되어야 한다.

여기서 우리는 산업과 생태, 복지와 문화, 교육과 기술을 아우르는 ‘태안형미래모델’을 함께 설계할 수 있다. 행정이 미처 다하지 못한 영역을 시민이 채우고, 지역의 한계를 세계적 가능성으로 바꾸는 ‘태안 르네상스 운동’의 구심점이 될 것이다.

‘태안미래비전포럼’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실천의 약속이다. 태안의 어제를 넘어, 오늘을 딛고, 내일을 향한 지혜와 땀을 모으는 일이다.

이곳에 젊은이들의 창의력과 원로들의 경험, 여성의 감성과 어르신들의 인내가 함께할 때, 비로소 태안은 다시 희망의 항로에 오를 것이다.지금 이 순간, 우리 모두의 마음에 묻는다. “우리는 아직 태안을 사랑하는가?”그렇다면 이제 행동해야 한다.

이제는 더 이상 뒤를 돌아볼 때가 아니다. 우리의 손으로 태안의 내일을 써야 한다. 밥솥을 깨고, 배를 가라앉히며, 오직 미래를 향해 항해하자.

태안이여, 다시 일어서라. 과거의 상처를 딛고, 새로운 역사를 향해 나아가라. 서해의 끝자락이 아니라 희망의 출발점으로 지금이 바로 태안의 파부침주(破斧沈舟)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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