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일보 김현수 기자] 알테오젠이 개발한 히알루로니다제 ALT-B4가 적용된 MSD의 항암제 ‘키트루다 SC(KEYTRUDA SC™)’가 유럽연합(EU)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미국 승인에 이어 유럽에서도 상업화 국면에 진입하며 글로벌 블록버스터 항암제 제형 전환 시장에서 의미 있는 이정표를 세웠다.
알테오젠은 19일 파트너사 MSD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로부터 ‘키트루다 SC(성분명 pembrolizumab and berahyaluronidase alfa)’의 사용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승인으로 키트루다 SC는 유럽에서 승인된 전체 성인 33개 적응증에서 사용이 가능해졌으며 EU 27개국을 비롯해 아이슬란드·리히텐슈타인·노르웨이에서도 순차 출시될 예정이다.
키트루다 SC에 적용된 베라히알루로니다제 알파(제품명 ALT-B4)는 알테오젠이 자체 개발한 인간 히알루로니다제로 기존 정맥주사(IV) 제형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돕는 핵심 효소 기술이다. 면역관문억제제 가운데 1분 내 투약이 가능한 최초이자 유일한 피하주사 제형이라는 점에서 의료현장의 활용성을 크게 확장했다.
피하주사 제형은 투약 시간이 대폭 단축되는 것이 장점이다. 3주 1회 투약 시 약 1분, 6주 1회 투약 시 약 2분이 소요돼 기존 정맥주사 대비 환자 편의성이 월등히 높아졌다. 인퓨전센터 중심의 치료 환경에서 벗어나 지역 의원·클리닉 등 다양한 의료 현장에서 투약이 가능해져 환자 접근성 역시 크게 향상된다.
이번 EC 승인은 지난 9월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CHMP가 키트루다 SC에 대해 긍정 의견을 제시한 데 이어 최종적으로 확정된 것이다. 같은 날 미국 FDA도 피하주사 제형 키트루다(미국 제품명: Keytruda Qlex)를 승인하며 미국 시장 출시가 동시에 이뤄졌다.
키트루다 SC의 허가는 MSD가 진행한 임상 3상(3475A-D77 시험) 결과를 기반으로 한다.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 시험에서 피하주사 제형이 기존 정맥주사 제형과 약동학(PK) 지표가 유사하며, 객관적 반응률(ORR), 무진행생존기간(PFS) 등 주요 효능 지표에서도 일관된 결과를 확인했다.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는 “키트루다 SC가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승인돼 기쁘다”며 “ALT-B4가 글로벌 주요 의약품 시장에서 상업화되는 의미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성과는 기존 파트너사와의 신뢰를 강화하는 동시에 신규 파트너십 확장에도 중요한 레퍼런스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알테오젠은 지난 2020년 6월 MSD와 ALT-B4 기술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2024년 2월 MSD가 펨브롤리주맙(pembrolizumab)의 독점적 사용권을 확보하는 조건으로 계약 일부를 변경해, 알테오젠은 키트루다 SC 관련 추가 마일스톤 및 로열티 수령 구조를 갖추게 됐다.
이번 키트루다 SC의 유럽 승인으로 알테오젠의 ALT-B4 기술은 글로벌 시장에서 상업적 검증을 한층 강화하게 됐다. 제형 전환 기술이 단순한 투약 방식 개선을 넘어 의료 접근성·환자 편의성·의료기관 운영 효율성을 바꾸는 구조적 혁신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