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우리병원 척추센터 진료부장 서진호(신경외과 전문의) (사진=대전우리병원 제공)
대전우리병원 척추센터 진료부장 서진호(신경외과 전문의) (사진=대전우리병원 제공)

후종인대골화증이라는 질환에 대해 많이 들어보지 못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생소한 이 질환의 유병률이 점차 상승하고 있는데 특히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진료실을 찾는 환자가 늘고 있어 눈여겨 봐야 한다. 질환명도 생소할 뿐더러 초기 증상이 목디스크와 매우 흡사한데, 병원에서 검사 받기를 미루거나 진단이 늦어지면 사지마비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후종인대골화증은 이름조차 생소한데 우리 몸에는 뼈와 뼈 사이의 움직임을 유지하면서 어긋나지 않도록 지지해주는 인대가 존재한다. 목부터 꼬리뼈까지 척추 전체를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정렬 및 안정화 시켜주는 인대가 존재한다. 그 인대는 척추의 앞뒤를 따라 길게 붙어 있는데 그중 목부터 꼬리뼈까지 척추의 뒤에 붙어 있는 인대를 '후종인대'라고 한다. 이 인대는 디스크가 튀어나오지 않게 막아주기도 하고, 목을 안정적으로 굽히고 젖힐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을 하는데 이 후종인대가 뼈처럼 딱딱해진다거나 두꺼워지거나 울퉁불퉁해지면서 신경을 압박하여 통증을 비롯해 마비까지 일으키는 질환이 바로 '후종인대 골화증'이다.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하고 있고 우리나라 전체 인구에서 2~3% 정도 차지하며 점점 증가하는 추세이다.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에게 주로 나타나며, 남성 환자가 여성 환자에 비해 2배가량 많은 것이 특징이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인종적 요소가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외에도 외상, 당뇨, 비만, 면역질환, 강직성 척추염, 미만성 골다공증 등과도 관련이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후종인대골화증은 대부분의 환자는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하거나 초기에는 뒷목의 뻣뻣함과 압박감을 호소하게 된다. 발생 초기의 경우 후종인대가 두꺼워지는 속도가 매우 느려 손발 저림이나 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발생하여 엑스레이촬영, CT 검사를 통해 후종인대가 심하게 석회화된 것을 발견하게 된다. 문진을 통해 이력을 물어보면 오십견이나 목 디스크, 뇌졸중(중풍) 등으로 혼동하거나 단순 통증으로 여기고 물리치료만을 받아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았다. 후종인대골화의 정도가 커지고 신경이 압박되면 손발 저림, 감각 및 근력저하, 보행장애, 배뇨와 배변장애, 성기능장애 등이 나타나며, 심해지면 전신마비가 올 가능성이 있으며 보행장애 등으로 외상의 가능성도 매우 높아지게 된다.

목 디스크와 증상이 유사하지만 주로 목과 팔 등 상체에 통증이 나타나는 목 디스크와 달리 후종인대 골화증은 팔과 다리 등 전신에 통증이나 저린 증상이 동시에 나타날 수도 있고, 주로 신경근 압박에 의한 방사통 보다는 척수 압박에 의한 척수병증을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80~95%의 환자에서 증상은 천천히 진행되나 경미한 외상 또는 경추의 과도한 신전에 의해서 증상이 급격하게 악화되어 사지마비가 올 수도 있다.

이외에도 손발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워지면 파킨슨병이나 뇌졸중으로 의심하거나, 손목이 뻐근하면 손목터널증후군, 사실 목뒤 통증인데 어깨 통증으로 오인해 회전근개파열로 의심하는 경우도 많고 증상이 비슷해서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여 CT와 MRI 검사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치료방법은 크게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눌 수 있다. 후종인대골화증이 확인됐지만 증상이 없거나 척수의 압박 정도가 심하지 않을 때는 비수술적 치료 진행을 원칙으로 하며 안정을 취하며, 운동을 제한하고, 소염진통제, 스테로이드 등 약물치료와 물리치료가 등을 병행하게 된다.

하지만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는 근본적으로 신경을 압박하고 있는 후종종인대골화의 호전이 없을 때, 척수 압박 증상이 진행됐고 보행장애, 팔/다리에 미세한 운동장애가 있는 등 신경증상이 진행되면 수술적 치료가 최선이다. 오래될수록 눌려 있던 신경이 정상 복구되기가 어려워지므로 되도록 빨리 수술하는 것이 좋다.

후종인대골화증은 일종의 퇴행성 질환이므로 평소 바른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목 관절 건강을 위해 한 자세로 오랫동안 고개를 숙이는 동작을 피해야 하며 가끔씩 목 관절을 부드럽게 움직이고 목 근육을 강화하기 위해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엎드려서 책 보기, 누워서 텔레비전 보기, 높은 베개 베기, 소파에 장시간 눕기와 같은 자세는 피해야 하며 특히 습관적인 목 돌리기와 목 꺾기는 인대와 디스크에 손상을 주므로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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