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일보 김현수 기자] 올해 수출이 전년 대비 2% 내외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 수출 증가율은 0.9%로 둔화될 전망이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는 내년 수출이 올해보다 0.9%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종별로는 선박(5.0%), 전기전자(3.1%) 등 6개 업종이 증가할 것으로, 자동차(-3.5%), 철강(-2.3%) 등 4개 업종은 감소가 예상됐다.
수출 증가를 전망한 기업들은 ‘글로벌 업황 개선에 따른 수요 확대’(33.7%)와 ‘시장 다변화를 통한 판로 개척’(22.8%)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반면 감소를 예상한 기업들은 ‘관세 등 통상환경 불확실성 증가’(67.3%)를 최대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으며 ‘주요 수출국 경기 부진’(8.6%), ‘중국발 공급 과잉’(8.6%), ‘미·중 무역 갈등’(8.6%)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수출 채산성 ‘비슷하거나 악화’ 95%...“관세 부담이 최대 리스크”
응답 기업의 77.3%는 2026년 수출 채산성이 올해와 비슷할 것으로 봤으며, 18.0%는 악화를, 4.7%만이 개선을 예상했다. 업종별로는 석유제품·철강·자동차·부품 등 8개 업종에서 ‘악화’ 응답이 ‘개선’보다 많았다. 선박은 모두 비슷하다고 답했고, 전기전자는 ‘개선’과 ‘악화’ 응답이 동일했다.
채산성 악화의 원인으로는 ‘관세 부담 증가’(63.0%)가 가장 많이 꼽혔으며, ‘수출단가 인하’(14.8%),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비용 증가’(11.1%), ‘미·중 무역 갈등’(11.1%) 순이었다.
▲원·달러 환율 1456원 예상...적정환율보다 5.9% 높아
기업들이 꼽은 내년 적정 환율은 1375원 수준이었지만 실제 전망치는 평균 1456원으로 5.9% 높게 조사됐다. 올해 1월부터 11월 기준 원·달러 평균 환율(한국은행 매매기준율)은 1414원으로 이미 적정 수준을 웃돌고 있다.
▲주요 수출 리스크 “트럼프 관세정책” 53.3%
내년 수출 리스크로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53.3%)이 가장 높게 지목됐다. 이어 ‘환율 불안정’(17.3%), ‘미·중 무역 갈등 심화’(16.7%)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미국의 관세 인상 이후 국내 수출기업의 매출액은 평균 1.1%, 영업이익은 1.3% 감소했다. 특히 관세 부과로 손해를 입은 업종(매출액, 영업이익)은 총 8개로 자동차(-9.5%, -8.5%), 철강(-3.4%, -4.0%), 석유화학(-1.5%, -0.7%) 업종이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 “세제지원·관세완화 필요”...정부 정책 뒷받침 절실
기업들은 대응 방안으로 수출단가 조정(28.0%), 원가 절감(25.8%), 시장 다변화(16.5%) 등을 꼽았다. 또 정부가 추진해야 할 정책 과제로 세제지원 확대(23.1%), 관세 부담 완화(21.7%), 외환시장 안정성 강화(18.5%) 등을 제시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됐지만 기업들이 여전히 통상 불확실성을 체감하고 있다”며 “정부는 외교적 노력과 함께 세제 및 환율안정 대책 등 실질적 수출 경쟁력 강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2026년 수출 전망 조사’는 한경협이 시장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10대 수출 주력 업종을 영위하는 매출 상위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