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포취재본부장
내포취재본부장

민생이 갈수록 팍팍하다. 일상 생활에서의 체감지수가 여간 높은게 아니다. 당장 장바구니 물가가 천정부지 (天井不知)다.

과일에 이어 ‘국민 반찬’ 조미김을 비롯해 간장 등 일상적으로 먹는 식재료 가격이 잇달아 오르는데다 아이들이 많이 찾는 초콜릿, 과자류, 편의점에서 파는 일부 생필품들까지 줄줄이 인상되고 있다.

총선 이전에 가격 인상을 최대한 억제해 왔던 식품·유통업계가 원재료비 상승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하나 둘 가격을 올리고 있는 분위기다.

식재료 가격의 인상은 외식 물가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민 간식'으로 불리는 치킨, 피자, 햄버거, 식당의 각종 메뉴까지 일파만파로 목하 ‘고물가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동산 경기는 어떤가. 주택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기를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금리 및 규제 완화와 관련된 불확실성에 공사비 급등,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 등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건설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협력업체의 대금 결제, 임대주택 보증금 반환 등으로 지역 건설사들이 자금난에 내몰리고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비근한 사례로 충남의 도청 소재지인 내포신도시 부동산 경기 역시 찬바람을 맞고 있다. 충남도청이 대전에서 내포로 이전한지 11년이 넘었지만 수요에 비해 아파트 공급 과잉으로 인해 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치고 있다.

내포 인구가 이제껏 3만 7000명 정도에 불과하지만 아파트는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며 두 배 가까이 될 정도로 공급 과잉이 심각한 상태다.

내포신도시가 혁신도시로 지정되면서 한때 반짝 경기가 살아났지만 이후 공공기관 이전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8년 전 아파트 시세가 지금과 비슷하니 건설업계 관계자들이나 중개업소들이 한숨을 짓고 있다.

장기화되고 있는 의료대란은 가뜩이나 민생고에 시달리고 있는 서민들에게 불안감을 더해 주고 있다. 최근 충남도의회의 한 의원이 본회의에서 과거 의약분업에 반발했던 의사들의 파업 당시 자신이 겪었던 일화를 소개해 이목이 집중됐다.

부친이 수술을 요하는 뇌졸중인데도 불구하고 수술할 의사를 찾지 못해 지역과 서울의 대학병원을 전전하며 사지에 내몰렸던 참담한 상황을 회상하며 “세상이 무너지고 세상이 얼마나 무서운지 그때 알았다”고 토로한 것은 작금의 의료 사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생로병사(生老病死)는 순리의 이치지만 차제의 시국에 안 아플 수도 없는 일이어서 언제까지 이런 불안감에 살아야 하는 건 지 도대체 기가 막힐 일이다.

민생은 이렇듯 등골이 휘는데도 대안과 대책을 마련해야 할 정치권은 후진 정치의 민낯만 보이고 있다. 21대 국회가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를 남기고 4년의 임기를 마무리했다.

21대 국회에는 2만 5849건의 법률안이 발의됐고 이 중 9455건이 처리됐다. 법안 처리율은 36.6%로, 20대 국회(37.8%)보다 낮은 역대 최저치다. 여야 할 것 없이 국익보다 당리당략을 앞세운 결과로 평가된다.

국회의원 5선의 국민의힘 이상민 의원이 21대 국회를 마무리하면서 “정치도 없어졌고, 그냥 싸움만 있다. 그래서 매우 안타깝다”라고 총평한 것은 작금 정치권의 현주소를 가늠케 하고 있다.

30일부터 22대 국회가 새롭게 열린다. 현 정부 집권 3년차 시기와 여소야대의 정치 지형 속에서 출범하는 이번 국회에서 정쟁을 지양하고 민생의 신음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우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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