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선 8기 충남도를 이끌고 있는 김태흠 충남지사와의 인연은 대략 25년 정도로 기억된다. 30대 젊은 시절에 만나 이제 머리가 희끗해진 나이가 됐으니, 그 기억의 편린이 적질 않다. 정치에 뜻을 품은 시절부터 DJP 공동정부 당시 국무총리실, 충남도 정무부지사, 국회의원 낙선에 이어 내리 3선과 충남지사 당선에 이르기까지 언론의 입장에서 지켜 봤다.
그동안 김 지사와 공적인 자리도 그러려니와 사적인 자리도 많았던 만큼 가치관이나 정치적 성향, 지향점을 모를리 없다. 정치인에서 행정가로 변신한 민선 8기 충남도를 맡게 된 김 지사가 과연 어떤 행보를 걸을지 관심사였음은 물론이다. 특히 10년이 지난 충남도청 내포시대를 맞아 대통령과의 친분과 국회의원 3선 중진의 관록을 바탕으로 어떤 도정을 펼칠지 역시 주목됐다.
김 지사는 2년전 당선과 함께 ‘힘쎈 충남’을 기치로 내걸고 민선 8기 시작점을 알렸다. 도정의 방향을 큰 틀에서 ▲‘한국판 실리콘밸리’인 충남과 경기도와의 아산만권 베이밸리 메가시티 조성 ▲탄소 중립 ▲스마트 농업 ▲충남혁신도시 완성에 초점을 맞췄고 최근에는 ▲저출생에도 비중을 두고 있다.
맥락을 보면 강력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경제 성장과 체질 개선을 통해 충남 발전을 견인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과거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발전이 더딘 충남의 위상을 높이고 나아가 광역단체의 ‘상수’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함의도 읽힌다.
7월이면 김 지사가 지난 2022년 취임 이후 임기 4년의 도정을 맡은지 반환점을 돌게 된다. 그동안의 성과로는 우선 국비 확보를 꼽을 수 있다. 도 살림 규모를 8조 원대에서 10조 원대로 끌어 올렸다. 내년에는 11조 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광에서 인심 나듯이’ 곡간이 든든해야 제도와 정책적 뒷받침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법이다. 김 지사가 취임 전부터 정무부지사에 나라의 돈 줄을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 출신 국장 영입에 공을 들였던 것도 이런 배경이다.
또한 ▲서산 공항 건설 ▲ 서해선 내포역 신설 ▲중앙투자심사 요건 완화 ▲삼성디스플레이와의 대규모 투자협약 체결 ▲서산·태안 천수만 AB지구의 미래항공 모빌리산업 집적지화 ▲당진 석문 간척지의 수산식품 클러스터와 충남형 스마트 양식단지 조성 등도 성과로 들 수 있다.
충남대 내포캠퍼스 유치와 ▲내포 국가산업단지 조성 ▲카이스트 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 내포 캠퍼스 유치 ▲내포 농생명 융·복합산업 클러스터 조성 등도 민선 8기의 주요 업적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최근 민선 8기 도지사 공약 이행율이 전국 평균 27.4%보다 높은 40.4%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무난한 도정 수행 능력과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최근 여의도 정치권을 중심으로 입각설이 나오고 있다. 조만간 윤석열 정부의 개각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김 지사가 입각 대상으로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최근 도 의회 답변에서 “도정을 잘 이끌어 달라고 도지사로 선출해 주셨다”며 “이를 발판으로 총리를 하라고 저를 선택해 주신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민선 8기 임기 2년이 지나고 있는 작금의 시점에 해결해야 할 과제 역시 만만치 않다. 오리무중인 수도권의 공공기관 이전을 비롯해 ▲육사 이전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 ▲충남 국립의대 신설 ▲아산 경찰병원 및 천안 치의학연구원 유치 ▲서해선과 경부선 조기 연결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건설 ▲가로림만 국가해양정원 예타 통과 ▲홍예공원 명품화 ▲내포 종합병원 조기 개원 ▲내포 KBS 유치 등이 대표적이다.
2년 전 민선 8기 출발점에 섰던 김 지사가 2년 뒤 임기를 마무리할때 충남 발전과 삶이 나아졌느냐는 질문에 도민들이 충청권 사투리로 ‘그류’나 ‘그저 그류‘, ’아뉴‘의 어느 지점에 방점을 찍을지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관련기사
- [우명균 칼럼] 민생은 등골이 휜다는데...
- [우명균 칼럼] 정치 권력은 안녕하신가?
- [우명균 칼럼] 총선別曲
- [우명균 칼럼] 국회 출입 16년의 단상
- [우명균 칼럼] 원고지와 노트북
- [우명균 칼럼] 대선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인가?
- [우명균 칼럼] AGAIN 충청권 2004
- [우명균 칼럼] 희망고문된 수도권 공공기관 이전 데자뷰되나?
- [우명균 칼럼] 국정감사 유감(有感)
- [우명균 칼럼] 세종시 소고(小考)
- [우명균 칼럼] 2024년 12월 3일 여의도의 밤
- [우명균 칼럼] 대통령 잔혹사
- [우명균 칼럼] 권력의 늪
- [우명균 칼럼] 소설 광장(廣場)이 소환된 이유
- [우명균 칼럼] 21대 대선 유권자 시점
- [우명균 칼럼] 새 정부에 바란다
- [우명균 칼럼] 행정수도 완성을 논하려면
- [우명균 칼럼] 양치기 소년과 공공기관 이전
- [우명균 칼럼] 호랑이 그리려다 고양이 그리는 예타(예비 타당성 조사)
- [우명균 칼럼] 국감 중간 성적표
- [우명균 칼럼] 내포신도시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